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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경제/정치 분야의 만년 떡밥 - 부의 분배에 대해서

by 더쇼트 2009. 6. 30.
부의 분배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에단 B.캡스타인 (생각의나무,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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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분배의 논의는 경제/정치 분야 뿐만 아니라 윤리, 종교, 철학과 신학에서도 다루어지는 논제이다. 이 책의 논리 전개만 보아도 부의 분배의 논의가 경제/정치 분야에만 한정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는데, 지은이 에단 B. 캡스타인은 스스로는 정치학자이면서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실증적 자료를 제시한다. 또한 한편으로는 윤리학의 거성 존 롤스의 정의론을 토대로 정부는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를 중심으로 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후 세계 경제 정책은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공리주의에 입각한 효율성 위주의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존 롤스에 따르면 모든 정책은 공정성이 첫번째 가는 원칙으로써, 예를 들어 어떤 경제 정책은 세 사람에게 4, 3, 3씩의 부를 줄 수 있고 다른 한 정책으로는 세 사람에게 3, 3, 3 씩의 부를 줄 수 있다고 하자. 결과적으로 전자에게는 총 10의 부가 주어졌고 후자에게는 9의 부가 주어졌으므로 효율성 측면에서는 전체에게 더 많은 부를 줄 수 있는 전자의 경우가 우세하지만 필연적으로 '불평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이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비용이 또 추가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전체적인 부의 증대는 후자가 좀 더 적을지라도 모두가 평등하게 받았으므로 평화와 안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위의 사례와 다르게 개개인이 처해있는 상황이 조금씩 다르므로 모두가 평등하다고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중심점은 가장 가난한 사람에게 가장 많은 혜택을 주는 쪽으로 향해야 한다. 이 책에서 가장 가난한 계층은 몇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은 후에 경제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은, 그리고 그 계층이 지금까지도 유지되어 오고 있는 '노동자 계층'이다.

게다가 지은이가 실증적 자료로 제시한 여러 경제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노동자들의 권익과 복지를 위한 정책은 생산성의 증대로 귀결되어 결국엔 경제정책의 효율성 측면조차도 만족시키게 된다.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분배는 곧 진보요 효율은 곧 보수의 색깔론으로 자동귀결되어버리는 간단하고 무식한 선 긋기가 참으로 부끄럽다.

이 책은 어려운 경제학/정치학 이론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전후 경제 상황 흐름을 중심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이런 경제학적 논의에 초보자인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다만 케인즈의 이론 정도는 네이버에서 검색 한 번 해보고 읽기를 권하는 바이다.